영국 북부의 수도로 일컬어지는 맨체스터는 축구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한번즈음 들어봤을 박지성의 소속팀이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장 ‘올드 트래포드 풋볼 스태디움’이 자리하고 있고 런던 다음으로 문화예술이 활성화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곳곳마다 호수와 함께 어우러진 공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맨체스터를 나의 첫번째 유학의 목적지로써 매력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는 사람 한 명없이 도착했던 2010 년 맨체스터의 12 월은 춥기도 추웠지만 무엇보다도 오후 4 시만 되면 해가 사라져버리고 언제 내릴지 모르는 비 때문에 당황하기 일쑤였다.
공항에서부터 처음 접하게 되는 영국 영어 역시 빼 놓을수 없다.
미국 영어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처음 접하는 영국영어는 낯설기 그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처음에는 ‘도와드릴까요?’란 말도 못알아 들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영국 영어가 익숙해지자 지금은 영국의 억양도 악센트도 굉장히 멋드러지고 품위있으며 괜시리 한국에서 영국 영어를 써보고 싶은 자랑거리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한번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한국의 커피숍이나 왠만한 상점들은 저녁 10 시나 되어서야 문을 닫거나 24 시간 동안 운영하는 곳을 보기 쉽지만 이 곳의 스타벅스 커피숍이나 상점들은 오후 5~6 시가 되면 pub 이나 큰 쇼핑센터를 제외하고는 문을 닫아버린다.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만이 누릴수 있는 여가시간을 중요시하게 여기는 이곳의 사람들은 출 퇴근 시간이 아주 정확해 보였다.
영국의 길을 걷다 보면 한국에서는 사람들끼리 조금 부딪히는 것은 쉽게 지나치기 마련인데 영국 사람들은 미안하다는 말이 몸에 적응되어 있어 조금이라도 부딪히기만 해도 ‘sorry’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이러한 것이 한국과 영국의 예절차이가 아닐 듯 싶다.
한국에서 떠나기 전 맨체스터는 공업 도시 또는 영국의 외진 곳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나에게 맨체스터의 시티 센터,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나열시킨 아름다운 건물들 그리고 편리한 교통은 조금은 어두 컴컴할 것 같고 시골 분위기를 생각했던 나에게 기대 이상의 멋으로 인식되었다. 한국의 분주하고 바쁜 일상과는 다르게 조금은 여유롭게 흘러가는 이곳 사람들의 생활이 시간에 쫓기며 살아온 나에게는 공부 이전에 마음의 여유를 주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화창한 날씨에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공원에서 책을 읽는 다던지 친구들과 공원에 누워 영국의 향기를 흠뻑 느낄 수 있다. 특히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모여있는 맨체스터는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어우러져 지내기에 좋은 곳이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만남의 도시이기도 하다.
처음 내가 맨체스터에 도착했을 때는 2010년 12월 General English 과정을 듣기 위해서였다.
8개월간의 영어코스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원 준비과정을 듣기 위해 여러 곳의 자문을 구하는 중에 INTO Manchester 에서 이미 대학교 Foundation 과정을 마친 친구가 INTO 를 적극적으로 추천해 줌으로 인해 1월 학기 Graduated Diploma Course를 듣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그 전부터 INTO Manchester 가 영국의 학부와 석사과정을 준비하기에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익히 듣기도 했으며 NCUK(The Northern Consortium) 라는 영국 북쪽 지역에 위치한 11개의 명문 대학교와 연계되어 있어 외국인 학생들에게 대학원 진학에 있어 발판이 되어 주기도 한다.
게다가 배움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되는 선생님들의 퀄리티 또한 맨체스터 안에서 가장 높다는 명성이 크기도 했다. 아무런 의심 없이 등록하게 된 INTO 에서의 첫 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1 월 학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9월 - 6월(다음해) 까지가 1년 코스였던 Graduated Diploma Student report continued Course의 정확히 중간 시즌인 1월부터 들어가 9월 학기 학생들과 똑같은 진도를 따라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조금의 압박감은 있었다.
한국에서 한글로 쓰기도 어려웠던 논문을 영어로 써야 한다는 생각과 이제는 아카데믹한 영어를 더 구사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영어가 부족한 나에게 처음 1 달 반은 언어적으로 너무 힘든 시기였다. 사실 나는 한국에서 실용음악과 졸업을 하고 뮤지컬 배우를 하다 왔기에 영어와는 처음부터 거리가 멀었으며 영어를 정식적으로 배운 것이라고는 2010년 맨체스터 다른 영어학원에서 들은 8개월의 영어연수가 전부였다.
Graduated Diploma Course를 들으면서 영어에 익숙한 친구들 사이에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에 자신감과 초반에 가지고 왔던 도전정신이 위축되기도 했지만 INTO에서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극복할 수 있었다.
극복할 수 있던 것 중의 가장 큰 부분은 INTO의 선생님들이었다. 나의 튜터는 John Watson과 Brain Kelly였다. 각각 EAP 영어 코스와 Research proposal(논문과정) 코스를 가르키며 동시에 개인적인 튜터리얼(상담시간)을 통해서 주기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서의 힘든 점이나 문제점, 대학원 진학 상담 그리고 논문을 써내려 가는 과정을 일대일로 체크해주면서 한 단계 더 나은 상태로 발전시켜 주었다.
튜터리얼 시간을 통해 나의 공부과정 뿐만 아니라 영국인과 직접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나와 매일 마주치는 선생님들뿐 아니라 대학원 지원을 도맡아 도와주는 선생님 그리고 Graduated Diploma Course의 총 디렉터 선생님들까지 그 학기의 학생들에게 최대한으로 집중하기 때문에 지원부터 결과를 받기까지 문제가 발생하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전문가로서 세세하게 해결시켜 주었다.
영어공부와 더불어 혼자서 대학원 지원까지 한국에서 혼자 했었더라면 실수는 물론이거니와 발 빠른 답변이나 NCUK에 속한 학생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얻지 못했을 것이다.
INTO 센터 안에 있는 Learning centre(도서관) 역시 자랑 거리이다. 인문계, 이공계 그리고 예술영역의 책들과 이번 년도에 새롭게 바꾼 최신 컴퓨터들 그리고 다양한 매거진, 신문, DVD들이 진열 되어 있는 이 곳은 또 다른 학습의 공간이 되기에 적합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6개월이란 짧은 시간 동안 INTO 에서 얻은 또 하나의 열매가 있다면 ‘영국 교육 시스템의 적응’ 이다. 한국이 주도형, 주입식 교육 방식이라면 영국은 독립적인 교육방식 체제로써 한국 학생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INTO Manchester를 통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예를 들어 Graduated Diploma Course의 Management 수업시간 Learning log라 불리 우는 과정이 있다. 이 것은 강의 이외의 시간에 독립적인 공부 습관과 복습을 하게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학생들 개별적으로 다양한 매체(BBC 뉴스, 라디오 또는 매거진)들을 이용하여 영어의 다양한 영역에 자신만의 공부의 틀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하여 영어, 특히 영국 영어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유난히도 내가 속해 있었던 B2 Group 에서는 세미나와 프리젠테이션 시간을 자주 가졌었다. 두 가지 모두 다 영국 대학원 진학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에 이러한 수업들은 더욱 긴장되고 마음을 졸이며 참여했었다. 영어로 생각하고 조리 있게 말하는 것이 너무 어색하고 창피하기도 했지만 이런 시간을 자주 가지면서 조금씩 영어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마음의 문을 열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 코스에서는 5000자의 논문을 써내야 하는데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란 상상이상을 초월했다. 한국에서도 소 논문을 써본 경험이 있긴 하지만 영어로 30장 가량 되는 글자를 써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불안함과 긴장이 6개월 내내 지속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면 15,000‐20,000 자가 되는 논문을 써야 하기에 INTO의 Research Proposal 과정은 영국 대학원을 진학하는 사람들이라면 최고의 준비과정이 될 것이다. 영국의 논문은 어떠한 스타일을 원하는지, 자료조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논문을 써내려 가며 더 나은 문장과 단어들을 접하게 됨으로써 좋은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만약에 내가 INTO Manchester의 코스를 듣지 않고 바로 영국 대학원에 진학을 했더라면 언어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문화와 교육 시스템에 적응 하는 것에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게 됐을 것이다. INTO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기회이자 풍부한 경험과 지식 그리고 언어적 감각을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 할 수 있는 등용문이기도 하다.
6개월이란 시간이 다소 짧게 느껴졌지만 체계적인 INTO 교육 시스템과 학생관리 그리고 흠 잡을데 없는 선생님들의 강의를 통해 내가 가지고 있던 것에 배가 되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영국 유학을 꿈꾸는 많은 한국인들과 이러한 좋은 기회들을 함께 공유했으면 하는 바램이다.